
촬영 태도에서 눈높이(앵글)
사진가가 대상에 어떻게 접근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진가가 카메라를 들고 대상을 어떤 태도와 관계로 대하는가와 관련된 것입니다. 촬영 태도는 사진가의 심리적 태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사진이 재미있는 것은 그러한 심리적 태도 즉 마음과 감정이 사진에 나타난 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사진을 잘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사진가가 촬영하는 눈높이를 앵글이라고 합니다. 대상과 같은 눈높이의 앵글로 촬영하면 사진이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눈높이 교육이라는 광고 문구를 생각해 보면 그 효과나 의미가 이해될 것입니다. 한편 하이앵글(high angle)은 위에서 아래로 보며 촬영하는 것이고, 로우앵글(low angle)은 아래에서 위로 보고 촬영하는 것으로, 둘 다 역동성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로우앵글의 경우 인물 아래에서 촬영하면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도 납니다. 때문에 교복 광고 사진을 보면 로우앵글로 촬영한 것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에서 올려다보거나 내려다보는 것이 그 대상을 바라보는 마음가짐과 관계가 있듯이,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올려다보고 촬영하면 찍는 사진가보다 찍히는 대상이 더 힘을 가지게 됩니다. 학교의 교단이나 교회나 성당의 강대상이 높은 곳에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앉아서 올려다보며 듣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에서 권위를 느끼게 됩니다. 반대로 대상을 내려다보며 촬영하면 대상이 왜소해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앵글로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 사진가와 관람자는 동일한 심리적 관계로 찍힌 대상을 보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거리(대상과 사진가와의 거리), 위치, 기울기
대상과 사진가와의 거리가 멀수록 사진에 찍히는 정보가 많아지고, 가까울수록 정보는 적어집니다. 하지만 가까울수록 화면은 생략에 의해 강렬해집니다. 한편거리 역시 사진가의 심리와 관계가 있는데, 거리는 사진가가 대상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 거리를 대변합니다. 사진을 처음 찍는 사람이나 성격이 내성적인 사람은 사진을 멀리서 찍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카메라를 들고 가까이 다가가는 것에 어색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대상을 바라보며 찍는 위치 대상을 앞에서 볼 때나 옆 또는 뒤에서 볼 때 서로 다른 의미를 전달합니다. 앞에서 사람을 찍으면 사진가보다는 대상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즉, 사진 속에서 대상의 힘이 강해지는 것입니다. 반면에 대상 옆이나 뒤로 가면 관찰하거나 훔쳐보는 사진가의 마음을 더 느끼게 됩니다. 수평과 수직은 의도에 따라 맞출 수도 있고 맞추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수평이 기울면 동적인 느낌이나 불안한 느낌을 줍니다. 반면에 수평선이 직선으로 놓이면 고요하고 차분한 느낌이 듭니다. 여기서도 유의할 것은, 수평이 기울었을 때 찍힌 대상이나 분위기가 밝고 즐겁다면 역동적인 느낌이 강화되고, 반면에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라면 기울어진 선이 불안함을 강화한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사진의 의미는 한 가지 요소의 한 가지 의미에 의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요소들의 조합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빛과의 관계, 빛의 선택(광질, 방향) 그리고 톤(사진의 전체적인 명암)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라고 할 만큼 사진에서 빛의 역할은 매우 큽니다. 빛은 질과 양,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이미지를 만듭니다. 빛의 질이 직접광일 때는 강한 느낌을, 간접광(확산광, 반사광)일 때는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예를 들어, 사람을 찍을 때 직접광을 쓰면 그림자가 짙어져 강인한 느낌을 주게 되고, 간접광을 쓰면 그림자가 부드러워져 부드럽고 생생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야외에서 사진을 찍을 때 햇빛 아래보다 그늘로 들어가 찍어 보겠습니다. 그늘의 확산광 때문에 더 생기 있는 사진이 될 것입니다. 방향도 중요한데, 빛의 방향은 상대적으로 그림자의 모양과 관계가 있습니다. 빛이 위에서 올 때는 아래쪽으로 그림자가 집니다. 사람을 찍으면 눈 밑, 광대뼈 밑, 턱밑에 그림자가 생기는데, 이들 그림자는 사람의 인상을 어둡게 만듭니다. 우리가 야외에서 사진을 찍을 때 12시 전후에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물론 빛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빛이 아래에서 오면 그림자가 위로 생겨 낯선 인상이 됩니다. 귀신놀이를 할 때 아 래에 손전등을 드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사람을 찍을 때 가장 입체감을 살리는 것은 측면 위쪽 앞에서 오는 빛입니다. 태양의 위치와 가장 비슷하며, 화가 렘브란트가 이 빛을 선호했다고 해서 '렘브란트 조명'이라고 부릅니다. 이뿐만 아니라 빛이 가진 고유의 색온도도 사진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됩니다. 색온도가 높으면 푸른색을 띠고, 낮으면 붉은색을 띱니다. 새벽에는 색온도가 높아 푸르스름하게 찍히고, 노을질 녘에는 색온도가 낮아 붉게 찍히는 것입니다. 조명에 따른 고유의 색온도 또한 사진의 언어가 됩니다. 톤은 사진의 명암을 의미하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좌우합니다. 하이키 톤은 전체적으로 밝은 사진으로 밝은 느낌을 만들지만, 때로는 비정상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반면에 로우키 톤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사진으로, 무겁고 장중한 느낌이 듭니다.